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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 출장

1995년 입사 6년차 첫 해외 출장 Hanover Cebit 전시회 참가와 신제품 발표회 신모델을 전시회에서 소개하고 발표까지 해야 하는 와중에 병역특례가 끝나지 않아 병무청 서류까지 준비해야 할 게 많았다. 출발 당일 김포 공항 출장 경험이 많았던 상품기획팀 대리가 체크인 하면서 "좋은 자리 좀 부탁해요" 라고 했지만 그 의미를 몰랐다. 해외 여행이 흔하지 않고 출장이 로망이던 시절이었지만, 이코노미 클래스 좁은 좌석에서 10시간 넘게 앉아 가는 고역을 선배들에게 익히 들었지만 넓고 편안한 좌석이 기다리고 있었고, 이게 프레스티지 클래스란 사실은 귀국 비행기에서 알았다. 오른손에는 007 가방을 들고 왼손에는 소현 이민가방을 끄는 모습이 좀 우습긴 했으리라. 취리히에서 환승하면서 하루밤을 묵었는데 체..

옛 기억들 2022.12.14

Penpal

펜팔 (pen-pal)「명사」편지를 주고받으며 사귀는 벗. 《표준국어대사전》 1981년. 중학교 2학년 시절. 갓 영어를 배우면서 영국인 친구와 펜팔을 맺고 편지 교환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부탁해서 나도 동년배 영국인 친구를 소개 받아서 소식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 요즘처럼 영어 조기 교육을 하던 시절이 아니라 중학교 들어가서 처음 ABC를 배우던 시절이었으니 중학교 2학년이면 I am Tom. You are Jane.을 갓 벗어난 수준. 편지가 한번 오면 며칠을 끙끙대다가 영어 선생님에게 들고 갔고, 선생님이 조금 도와주는 게 아닌 거의 전체를 번역해 주셨다. 문제는 그 다음. 해석도 안되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쓸 방법은 더더욱 없었다. 당시 서점에 가면 영어 펜팔 예문을 모은 책이 ..

옛 기억들 2022.11.29

금전 등록기 (Cash Register) - 3

POS와 금전 등록기의 기능 중에서 종업원 관리 관련 기능 정리. 시작 글은 금전 등록기 (Cash Register) - 2 종업원의 설정 부분을 보면 그 내용이 매우 다양하다. Sign-in / Time-in 설정, 수행하는 업무와 그에 따르는 시급, 초기화면과 판매 가능한 상품, 팁의 유형, POS/금전 등록기의 각 기능에 대한 접근 권한부터 POS 작동시 어느 손을 사용하는지까지 종업원별로 상세하게 설정 가능하다. 출퇴근(Time-in/out) 관리와 종업원별 매출 관리는 기본중의 기본이다. 미국/유럽에서는 종업원 급여를 시급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위해 출퇴근 시간 관리가 필수이고, 중간 break time을 일하는 시간에서 빼기도 하고 같은 사람이 다른 업무를 할 경우 다른 시급을 적..

S-N-S-D-A-D 2022.11.23

금전 등록기 (Cash Register) - 2

IT 강국에 걸맞게 일찌감치 PC POS (Point of Sale)로 넘어간 우리 나라에서 금전 등록기 하면 30년 전에도 한물 간 구닥다리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지금은 금전 등록기라고 하면 대부분이 모르는 용어이고 40대 이상은 장황하게 설명하면 알긴 하지만 그 아래 연령대에게는 설명 조차 불가능하다. 국내에 중고 금전 등록기가 판매용으로 가끔 올라와 있기는 하지만 실제 판매하는 것인지 수 년 전에 올려 두고 방치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금전 등록기는 이제 역사 저편으로 넘어 갔지만, 사실 지금의 POS가 가진 대부분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POS에 있는 수 많은 기능중 일부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POS에 있는 수 많은 기능들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각 기능들이 POS에..

S-N-S-D-A-D 2022.11.22

내가 본 천재

개교한 지 2년 된 고등학교. 열악한 지역의 신설 학교 지원을 위해 고입 연합고사 만점자를 대거 몰아 줬다는 카더라 소문도 있었다. 1학년 같은 반 반장은 그 중에서도 남달랐다. 이 녀석도 당연히 연합고사 만점 나는 수학 정석이 뭔지도 모르는 시절에 (사실 이게 비정상) 동경대 입시 문제를 구해서 풀던 녀석. 1학년 때 고등학생 영어 경시대회 나가서 2, 3학년 제치고 상 받아 오고 장학퀴즈 기장원까지 휩쓴 친구. 1학년 담임이 독일어 담당이었지만 1학년 때 독일어 수업은 없었(다고 기억하)지만 겨울 방학이 다가올 즈음에 잠시 공부해서 독일에 1달간 보내주는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독일에서 방학을 보낸 녀석. 항상 말과 행동에 여유가 있어서 부러웠던 친구 학력고사 성적이 생각만큼 안나왔다고 하면서도 서울대 ..

옛 기억들 2022.11.09

성문 종합 영어, 수학의 정석

개교한 지 갓 3년째 접어드는 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고입 연합고사와 반 편성 시험 결과를 가지고 각 반의 반장과 부반장을 뽑았고, 1학년 때 반장/부반장을 한 사람은 3년 내내 반장/부반장을 맡는 전통(?)이 있었다. 큰 시험에 유독 강했던 나는 부반장이 되었고, 월등한 점수 차로 전교 1등을 한 친구가 반장을 했다. 1학기 중간고사 후 수학 시험 답을 맞추는데, 반장과 내가 생각하는 답이 달랐고, 누구나 반장의 답이 정답일 것이라고 했지만, 내가 생각한 것이 정답이었다. 그 과정에 반장과 친구들이 보인 태도에 상당한 굴욕을 느낀 후에야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을 본다는 걸 알았다. 1980년대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성문 종합 영어와 수학의 정석. 동생 병..

옛 기억들 2022.11.09

주차 정산기 호출 버튼

요즘 대세인 무인 주차장. 주차관리인이 없어서 인건비를 아낄 수 있는 건 표면적인 이유이고, 일부이긴 하지만, 주차 관리인이 삥땅치는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차량 출입 통제와 결제를 모두 기계가 하니 빠르고 정확하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조작하고, 차단기와 같은 메커니즘이 있고, 차량의 무게와 진동으로 인한 외부 스트레스, 실외 설치에 따른 환경 요인 등으로 인해 잔 고장이 무척 잦다. 주차장의 기계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을 경우, 정산기의 호출 버튼을 누르면 콜센터 직원이 원격으로 도움을 주게 된다. 콜센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막강해서, 현장 CCTV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각종 기기들을 재기동할 수 있고, 현장의 입출차 정보와 결제기기 로그를 조..

S-N-S-D-A-D 2022.11.05

노상 방뇨

국민학교 입학 후 며칠 되지 않았을거다. 담임이 똥/오줌 대신에 대변/소변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했고 집에 와서 어머니에게 얘기한 기억이 난다. 마찬가지로 1학년 때. 학교 운동장 주변에는 3-4단계의 높은 돌계단이 있고 그 위에 건물이 있었다. 돌계단 꼭대기에 서 있다가 운동장을 향해 소변을 누었다. 중간에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끊고 화장실을 갔다. 그 후로도 몇년은 더, 동네에서 놀다가 소변이 마려우면 동네 담벼락에 친구들과 누가 더 높이 쏘나 경쟁하며 해결했었다. 그러다가 서로의 소변이 겹치면 머리카락 몇올을 뽑아서 소변위에 뿌리곤 했는데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중학생 시절, 아버지 친구 가족들과 지리산 계곡에 캠핑을 갔다. 띄엄 띄엄 있는 텐트 외에는 아무 시설 없는 곳이라 당연히 화..

옛 기억들 2022.11.04

스마트폰 한글 입력기 딩굴

PC 사용시 나는 아직 독수리 타법이다. 또래 중에서 이른 나이인 중학교 때 컴퓨터를 접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업으로 삼았으니 키보드를 두드린지 40년이 넘었건만 양손의 검지와 중지만 사용한다. 시프트/컨트롤/알트/스페이스 키를 누를 때는 약지와 엄지를 사용하기는 한다. 화면이 아닌 키보드를 보며 타이핑하는 건 당연하고. 그 덕에 한글모드에서 영문 실컷 입력했다가 다시 입력하기도 하고 채팅창에 한글 대신 말도 안되는 영어 알파벳을 전송하는 건 일과다. 스마트폰에서는 다행히 자판과 화면이 붙어 있고 열 손가락 대신 양손의 엄지와 검지만 사용하기 때문에 내 핸디캡이 많이 줄었다. 내가 사용하는 키보드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사용하는 QWERTY나 천지인이 아닌 딩굴이다. 터치 뿐 아니라 드래그를 적극 활용해서 ..

문득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