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5

스마트폰 한글 입력기 딩굴

PC 사용시 나는 아직 독수리 타법이다. 또래 중에서 이른 나이인 중학교 때 컴퓨터를 접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업으로 삼았으니 키보드를 두드린지 40년이 넘었건만 양손의 검지와 중지만 사용한다. 시프트/컨트롤/알트/스페이스 키를 누를 때는 약지와 엄지를 사용하기는 한다. 화면이 아닌 키보드를 보며 타이핑하는 건 당연하고. 그 덕에 한글모드에서 영문 실컷 입력했다가 다시 입력하기도 하고 채팅창에 한글 대신 말도 안되는 영어 알파벳을 전송하는 건 일과다. 스마트폰에서는 다행히 자판과 화면이 붙어 있고 열 손가락 대신 양손의 엄지와 검지만 사용하기 때문에 내 핸디캡이 많이 줄었다. 내가 사용하는 키보드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사용하는 QWERTY나 천지인이 아닌 딩굴이다. 터치 뿐 아니라 드래그를 적극 활용해서 ..

문득 2022.11.01

키오스크 UI 유감

키오스크 전성시대다. 전통적인 포스 기기 제조 업체 외에도 새로운 활로를 찾거나 파이를 키울 기회를 찾는 ATM, display 업체들까지 키오스크 H/W 시장에 뛰어들었고, 솔루션 시장은 그야말로 복마전이다.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업체 입장에서, 키오스크의 최대 장점은 인력감축이다. 하지만 키오스크가 한 사람분의 일을 할까? 아직은 아니다. 키오스크 앞에 선 고객은 숙련된 점원이 주문을 받고 결제를 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교육을 받고, 하루에 수십에서 수백명의 고객을 응대하는 점원은 포스 기기의 어느 위치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이 버튼을 누르면 다음 화면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바뀐 화면에서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신속하게 처리한다. 하지만 고객은 , 이 가게에 자주 들르고 항상 주문하는 메뉴가 ..

문득 2022.10.28

거짓말

없는 말을 지어내거나 마음에 없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지만 (전혀 못하는 건 아니다. ^^) 엄청난 거짓말을 했던 적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항상 몰려 다니던 5인방이 있었다. 하루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얘기를 해 버렸다. (여자친구는 커녕 여자사람친구도 없었다) 친구들의 열띤 반응에 우쭐해져서 시내에 있는 모 여고에 다니며, 예쁘고, 반장에, 공부도 잘하는 가상의 아이를 만들었고 그 이후로도 어디 놀러갔다, 손을 잡았다 등 계속해서 없는 얘기를 만들어내야 했고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진 거짓 이야기들의 무게와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친구들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그 아이가 병으로 죽었다는 큰 거짓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 당시 만화를 보면..

문득 2022.10.14

너무나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신입사원 교육 중, 용인에서 오리엔티어링을 했었다. 새벽에 출발하여 미션을 수행하면서 숙소에 돌아 오면 깜깜한 밤. 미션과 도착 시간에 따라 팀별로 등수가 메겨지기에 경쟁이 치열했었다. 모든 미션을 마치고 뛰어서 돌아가기로 했다. 얼마나 뛰었을까, 배도 아프고 숨도 차서 더이상 뛸 수 없을 즈음에 옆에 같이 뛰던 동기가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격려를 해 주어서 결국 완주를 했다. 내가 힘들다고 먼저 얘기를 했는지, 다른 동기들이 나를 부축해 주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숙소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교관들이 박수 치며 맞아 주던 장면은 선명하다. 너무나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 누군가가 옆에서 같이 하며 격려해 주는 한마디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되곤 한다. 돌아 보면 나에게는 그 누군가가..

문득 202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