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말을 지어내거나 마음에 없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지만
(전혀 못하는 건 아니다. ^^)
엄청난 거짓말을 했던 적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항상 몰려 다니던 5인방이 있었다.
하루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얘기를 해 버렸다.
(여자친구는 커녕 여자사람친구도 없었다)
친구들의 열띤 반응에 우쭐해져서 시내에 있는 모 여고에 다니며,
예쁘고, 반장에, 공부도 잘하는 가상의 아이를 만들었고
그 이후로도 어디 놀러갔다, 손을 잡았다 등
계속해서 없는 얘기를 만들어내야 했고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진 거짓 이야기들의 무게와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친구들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그 아이가 병으로 죽었다는 큰 거짓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 당시 만화를 보면 여주인공이 폐렴으로 죽는 설정이 있었는데 그 영향이었을까.
어쨌든 친구들의 위로를 받으며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이 나의 거짓말 중에서 얼마나 믿었을지는 모르겠다.
아니면 그 거짓말조차 기억 못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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